한국어
2018.08.31

걷다보면

조회 수 1856 추천 수 0 댓글 1
속도가 중요한 게 아니라
방향이 중요하다고 그랬잖아요
그래서 얼마나 빨리가는지보다
내가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그때 나한테 그렇게 말했잖아요

근데 왜 저 사람은 나보다도 훨씬 늦게
내가 오던 길을 따라오고 있었는데
왜 지금은 나보다 저만치 앞에서 뛰어가고 있어요?

사람마다
출발선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걸을 때 얼마나 더 좋은 운동화를 신을 수 있는지를,
왜 내겐 말해주지 않았어요?

어떤 사람은
지쳐 쓰러지고 넘어질 때
주변에 많은 물이 있어 마실 수 있고,
일으켜 줄 수 있는 사람이 있고,
치료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는데,

나는 왜 물도 없고 사람도 없나요?
나는 왜 물도 치료도구도 다 들고 다니면서
혼자서 해야 되는데요?
왜 나만 그래야 되는데요?

걷다보면 언젠가는 도착할거라고요?
저 사람은 나보다 빨리 도착해서
메달도 받고 환호도 받는데
나는 그 환호 뒤에 사람들이 다 떠나가고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서 좋아해야 되는거네요

그럼요
저는 거기서 이 길 끝에서 기다릴래요
나처럼 혼자 가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 줄래요
저 사실 혼자 다 들고 걷느라 조금 힘들었거든요?
그리고 좋은 운동화, 많은 물, 많은 사람 가진 애들이 조금 부럽기도 했거든요?
근데요 저는 혼자 오면서요 좋았을 때도 많았어요
사실 죽을만큼 힘들었는데
그만큼 좋았던 일도 많았어요

처음 운동화를 사고 이 길로 들어섰을 때,
많은 물이 필요하다는 걸 알고
열심히 돈을 모아서 물을 샀을 때,
길 가다가 내가 좋아하는 꽃을 만났을 때,
내가 좋아하는 예쁜 구름과 석양을 만났을 때,
지금 다른 길에서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았을 때,
그리고 나에게도
처음엔 나를 걸을 수 있게 해준 사람이 있다는 걸,
그걸 깨달았을 때.

걷다보면 이런 일들 말고도
엄청 많은 일들을 겪게 될거예요
저도 아직 걸어가야 될 길도 많이 남았고요
그래도 이젠 왜 방향이 더 중요하다고 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아요
누가 먼저 도착하는게 중요한게 아니라는 거죠?
그 동안 내가 보고 듣고 느끼는 게,
그게 더 중요하다는 거죠?
걷다보니까,
내가 걸어온 그 길들을 되돌아 보니까
참 많은 일들이 있었네요
그리고 앞으로도 너무 기대가 돼요

저도 걷다보면 언젠가 이 길의 끝에 도착하겠죠?
그 때까지 모두 아디오스.



  • 태식 2018.09.04
    전달하고자하는 것은 분명하게 전달되지만 운율이 살지않아 리듬을 느끼기 어려운 점이 아쉽습니다. 또한 비유가 단순하거나 익숙해서 아쉬움이 남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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